프란츠 카프카의 대표 소설인 변신을 드디어 읽었다. 마지막 결말이 충격이었다. 나는 그레고리를 버리고 새 삶을 찾아 떠날 줄 알았는데 아예 그레고리가 죽은 결말이라니. 그리고 그걸 행운으로 여기는 가족들이라니. 어쩌면 그레고리는 알고 있었을까? 지금 모습으로는 절대 사랑받을 수 없다는 것을. 그럼에도 지금까지 자신이 가족에게 헌신한 게 있으니 '설마'하는 의문을 품은 것일까. 경제력을 잃은 가족이 얼마나 가차없이 버려지는지...... 참 안타깝다.
현대인들 중 다이어트와 외모, 건강에 대한 걱정이 없는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나 역시 딱 이 책의 제목 처럼 오늘 밤은 굶고 자야지 하는 생각을 어젯밤에도 하고 잠에 들었다. 이 책을 쓴 박상영 작가는 오늘의 그가 있기까지 그가 경험한, 경험하고 있는 그의 다양한 내적, 외적 이야기를 꾸밈없이 써 내려갔다. 나는 작가와 동갑이고 동시대에 사는 청년으로서 비슷한 대입 경쟁, 취업 준비, 수직적 사회구조와 부당한 직장문화를 경험했다. 또 과거의 그와 같이, 생계를 위해 직장에 다니는 n잡러 예술인으로서 그의 감칠맛 나는 표현 하나하나에 감탄을 하며 고개를 끄덕이지 않을 수 없었다. 세상의 벽에 좌절하기도 하며 나 자신에 대한 실망, 우울의 감정에 한동안 사로잡히기도 했지만 결국 어쩔 수 없이 밝아 오는 아침을 살아야 하기 때문에 희망 한 방울을 섞인 다짐으로 오늘은 이미 틀렸지만 내일은 꼭... 하며 마음을 다지기도 했다. 책 속의 작가의 말투는 꼭 카페 옆자리에 앉아 아아를 시켜놓고 함께 시간을 때우며 말을 걸어오는 친구 같았다. 숨겨진 뜻을 찾기 위해 애를 쓸 필요 없고 자신을 그럴듯하게 포장하지도 않는다. 있는 그대로의 진솔함이 그의 유쾌함과 함께 민트향처럼 시원했다. 그가 지금은 대중들에게 관심을 받는 인기 작가로서 우뚝 서있고 전혀 부족함이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그는 스스로 '나는 여전히 불완전한 상태이며 그것이 우리이다.'라는 메시지를 주고 있는 것 같았다.